09. 5.5 어린이날. 방 청소를 했다.
청소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메모들.
신문지, 포스트잇, 이면지 등에 쓰여진 낱장의 글들.
잊혀졌던 삶의 조각들을 일부 찾아내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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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겨울이 되면
우리는 옷을 갈아 입는데
옷의 빛깔은
이번 어둠이 일찍 찾아와 오래오래 머물 것을
받아들이는 듯
밤의 색깔을 닮았다.
나도 옷을 갈아입는다.
길게 늘어트린 밤의 색을 닮은 코트를 입고
밤이 깊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긴 기차를 타고
사람들 사이에 몸을 기대고 흔들리며
서울의 땅속을 지난다.
술에 취하고
오랜만에 듣는 다정한 말에 취하고
강을 건널 때 잠시 내게 눈길을 준 눈빛에 취하고
잠시 흐느끼고 다시 웃음 짓고
집에 돌아가선 털썩 쓰러져 깊은 잠을 잘 수 있길 바라고
눈뜨면 새로운 날이 펼쳐지길 바라는
도시인의 옷을 입고 땅속을 지난다.
- 07.12.7, 포스트잇 3장에 걸쳐 쓰인 글
누군가 할 거라면 내가
언젠가 할 거라면 지금
어짜피 할 거라면 즐기며
1. 업무 능력은 항상 최상의 수준을 유지하라
2. 처음 3개월이 앞으로 3년을, 처음 3년이 앞으로 30년을 좌우한다.
3. 작고 사소한 반복되는 일에 성실하고 충실하라. 거기에도 배울 점이 있다
4. 신입사원답게 항상 겸손하고, 웃고, 활발하라. 인사를 잘하라
5. 팀장과 팀원들과 상의하고 항상 같이하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나누어라.
언젠가는 다 다시 볼 사람들이다. 마무리를 잘하고,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
- 07년말 직장을 옮기며 들은 조언들을 정리해 둔 것 같다. 공책종이 반쪽
"신은 실수가 없으신 분이다. 그는 만물을 완벽하게 창조하셨다. 그러니 그는 완벽하다.
다만... 앞으로 걸어갈 길이 험하긴 하겠지. 그러니 무엇보다 이 아이에게 유머를 가르쳐 주어라."
- 엘더 크리스토프, 상반신 전체가 털로 뒤덥힌 채 태어난 외손자를 보고 딸에게 보낸 편지 中 -
직접 솔직하게 사랑으로 이야기하기.
형제가 어둠에 사로잡혀 있는데 못 본 척하는 것은 영혼의 살인행위이다.
- 에버하르트
- 이글들은 부르더호프의 공동체의 책에서 옮겨 적은 글들이다. 포스트잇에 쓰인 글
서울 가는 길
스물아홉,
하늘과 세상이
일할 기회를 주셨다.
익숙한 사람, 눈에 익은 풍경
정물화처럼 남겨두고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옛말씀 가슴에 찔러 넣고
홀로 차에 오른다.
차는 출발하는데
눈이 촉촉히 젖어 가는 건 무슨 이유일까
스물아홉, 이제서야
세상에서 한 사람 몫을 다하고 싶다던
소망을 이루러 길을 떠난다.
- 06.10.9. 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서울로 가던날. 이 때 수습노무사의 첫달 월급은 60만원 이었다. 이글은 내가 어디에 있을까 찾던 글인데 오늘에서야 찾았다. 이면지 위에 쓴 글
나의 꿈과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높은 장애물은 바로 나다.
내가 나를 구속하고, 내가 나를 감옥에 집어넣으려 한다.
세상이 아니라 내가 나의 건강을 헤치고
내가 나의 관계를 막고 있다.
- 포스트잇
못먹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건강하지 못하다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내 몸과 맘은 자유롭지 못하다
- 07.4.11 포스트잇
내 말을 있는 그대로 언제나 경청해 주는 존재가 있다.
그것은 '종이' 이다.
쓰라.
메모하라.
'종이'위에 백번이고 천번이고 말하라
그리고 그중 가장 진솔한 것으로
사람에게 가라.
- 짐 정리하다가, 신문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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